흐름(flow), 2017 (적외선 카메라, 적외선 투광기, 노트북, 단초점 프로젝터, 스크린 )
아버지가 군인이셔서 평생 거처를 옮겨가며 살았다.
사람들은 내가 고향에서 자라고 있는 줄 알았겠지만 태생이 실향민이었고 떠나감과 다가옴 에대해익숙한삶을살고있었다. 나는일정한거처가없다는것이상황에따라다른목적 지가 생기는 것이며 그러한 것들은 수많은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모여서 어떠한 흐름이 된다 고 생각했다.
실향적인 그 움직임은 몸을 이 곳에 두게 하고 눈을 저 멀리 두게 하며, 마음까지 이리저리 움직여 삶에 보이지 않는 흐름을 만들어 낸다.
나는 그것이 아름다울 것이지만, 눈에 띄지 않고 너무나 당연해서 우리가 쉽게 지나치고 있 을 것이라고 생각했다. 그것을 한번 담아내보고자 했다.
이 작업에 사용한 알고리즘은 옵티컬 플로우(Optical flow)라는, 짧은 시간 동안 특정 점의 움직임을 알아내는 알고리즘이다. 크고 작은 움직임을 가진 픽셀들은 알고리즘을 통해 하나 의 수치로 나타나게 되며, 나는 그것을 근거로 스크린에 투사되는 형형색색의 빛을 만들었 다.
빛들은 어떠한 흐름을 통해 나타나게 된 것이다.
이것이 아름답다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할지 모르나, 실향적인, 어딘가로 거처를 옮겨 가고 있는 움직임들이 없으면 이 아름다움이 나타나진 않았을 것이다.
여기에 나는 실향적이면서 자유로운 존재인 물고기들을 담았다.그리고 또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이곳에 담긴다.